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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인턴 출신 CEO '오티콘' 보청기 넬슨 회장

운영자 2018-02-06 조회수 961
[비즈 인터뷰] 인턴 출신 CEO '오티콘' 보청기 넬슨 회장 "변화 즐긴게 비결"

“변화를 즐기는 나에게 윌리엄 디만트에서의 모든 일은 새로웠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보청기 브랜드 ‘오티콘’으로 알려진 글로벌 청각 전문기업 윌리엄 디만트(William Demant) 그룹의 소렌 넬슨(Søren Nielsen)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인턴으로 입사해 22년 만에 그룹을 이끌게 된 인물이다. 회사가 커가면서 스카우트 제의도 많았지만, 넬슨 회장은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역동적인 문화 속에서 회사의 미래, 혁신, 성장을 함께 즐기다 보니 이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입사 초기부터 숫자에 능하고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아 주요 사업에서 임원들과 밀접하게 일한 운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덴마크공과대(DTU)에서 산업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1994년 인턴으로 윌리엄 디만트 그룹과 인연을 맺고 다음 해 정식 직원으로 입사했다. 넬슨 회장은 지난해 4월 회장 겸 CEO에 취임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윌리엄 디만트의 2016년 매출은 2조7700억원, 순이익은 2600억원이다. 윌리암 디만트는 덴마크 기업 지엔(GN), 와이덱스(WIDEX)와 스위스 소노바(Sonova), 싱가포르 지반토스(Sivantos), 미국 스타키(Starkey)와 함께 세계 보청기 산업을 이끌고 있다.



◆ 규칙을 깨고 스스로 정답 찾는 문화

넬슨 회장이 처음 윌리엄 디만트에 입사했을 당시 그룹 직원은 1000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만3000여 명이 전 세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넬슨 회장이 윌리엄 디만트에 입사한 후 첫 업무는 그룹이 인수한 버나폰(Bernafon)을 통합하는 업무였다. 신입사원에게는 비교적 큰 업무다. 그는 "인턴 때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도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말해주기보다 제한 없이 규칙을 깨고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며 "재단이 최대주주이다 보니 다른 것을 신경 안 쓰고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디만트 그룹은 1904년 청력을 잃은 아내를 위해 한스 디만트가 설립한 세계적 청각 전문 기업이다. 한스 디만트의 아들인 윌리엄 디만트는 1957년 보유한 모든 주식을 오티콘 재단에 기부했다. 이후 재단은 청각과 청력 손실에 대한 지식을 퍼뜨리고 청각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오티콘 재단은 윌리엄 디만트그룹 지분을 항상 55%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넬슨 회장은 "재단이 최대주주이다보니 회사 매각 혹은 주주들의 요구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사업 성장과 확장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에서는 윌리엄 디만트 외에도 칼스버그, 레고 등이 재단을 통해 경영권을 물려받는 구조로 운영된다"며 "이를 통해 외국기업으로부터의 인수를 막고 본 사업에 더 신경 쓸 수 있다"고 말했다.



◆ "청각 건강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과 확장 두 마리 토끼 잡을 것"

신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넬슨 회장에게 큰 과제다. 넬슨 회장은 "윌리암 디만트는 '청각관리 솔루션 기업'에서 '청각 건강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성장과 확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이 불러일으키는 변화를 앞두고 "청각 관련 사업의 본질은 의사소통"이라며 "이 핵심 목표를 바탕으로 기술을 접목해 어른들이 믿고 쓸 기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넬슨 회장은 "기본 보청기 기능은 물론 이를 통해 통화하고 웨어러블 기기 핏빗(Fitbit)처럼 하루의 운동량, 심박수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며 “미래에는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과 대화할 때 자동으로 통역해주는 기능도 추가되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말했다.

넬슨 회장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투명하고 창의적이며 의사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면서 믿음과 책임감을 부여하고 때로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용기와 함께 혁신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며 "실패도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고객 입장에서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한다면 문제 되지 않는다. 반복되지 않으면 괜찮다"고 말했다. 넬슨 회장은 "혼자 일하는 것이 편한 사람에게 윌리엄 디만트는 맞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수십억 달러 투자도 머뭇거리지 않을 것"

윌리엄 디만트는 2000년 이래로 약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여러 사업체를 인수했다. 적극적인 사업체 인수로 그룹은 사업영역을 보청기에서 청각진단장비, 인공와우, 개인통신기기로까지 확장했다. 인공청각장치인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에 남아있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 청신경을 자극하는 장치다. 그룹은 2013년에 프랑스 뉘흘렉(Neurelec∙현 옵티콘 메디컬)을 733억원에 인수하며 인공와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투자에 목마르다. 넬슨 회장은 "우리의 미래는 보청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새로운 회사를 인수하고 새 비즈니스 영역에 진입하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운다. 적당하고 합리적인 기회가 생긴다면 수십억 달러의 투자도 머뭇거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넬슨 회장은 "소매 영업으로만은 큰 시장에서 살아날 수 없고 결국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사업영역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현재에 안주한다면 시장에서 멀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갈수록 복잡해지는 비즈니스는 보청기 그룹인 윌리암 디만트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사업의 복잡성이 서로 다르게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 2018년 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