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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콘의 새로운 소식을 전해드려요

[동아일보] 세계최강 미니기업 가다 - 덴마크 오티콘/ 2007. 1. 2

관리자 2011-03-24 조회수 3,920

 

 

 

오티콘의 강점 중 하나는 조직 운영이 매우 자유롭다는 것이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없고 지정된 자리도 없다. 직원들은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 오티콘

 

 

2007. 1. 2

동아일보

 

 

 

“Let's go to Korea.”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동남쪽으로 30km 떨어진 시골마을에 위치한 보청기 제조업체 오티콘 본사.

 

1층 로비에서 본보 기자를 맞은 아시아 판매 담당 임원은 대뜸 “한국으로 가자”며 기자의 손을 끌었다.

 

영문도 모른 채 따라간 사무실 문에는 ‘Korea’라는 문패가 걸려 있었다.

 

 이 임원은 “모든 사무실은 오티콘 제품이 팔리는 국가와 도시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설명했다.

 

 


1904년에 창사된 오티콘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지만 전통을 고수하기보다는

 

파격과 혁신을 중시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덴마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혁신’ ‘파격’ ‘변화에 대한 갈망’ 등은 이 회사를 최고의 기업으로 만든 핵심 키워드들이다.

 

오티콘이 700여 명의 직원으로 47만 명의 직원을 둔 ‘골리앗’ 지멘스와 보청기 시장에서 1위를 다투는 것도

 

바로 유연한 조직과 혁신의 힘이다.

 

 

 

지난해 세계 보청기 시장에서 오티콘의 점유율은 19%. 세계 각국에 190개의 지사를 두고 있는 지멘스(24%)에 비해 점유율은

 

다소 뒤지지만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신기술과 창의적인 제품을 내놓는 데는 앞서 있는 ‘마켓 리더(시장 선도자)’로 꼽힌다.

 

작은 소리는 크게 해 주면서도 소음은 작게 들리도록 조절해 주는 ‘음량 자동조절 보청기’와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음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디지털 보청기’도 모두 이 회사가 처음 선보인 ‘명품(名品)’이다.

 

 

 

 

○혁신과 파격이 만든 성공

 

오티콘은 1980년대 중반 지멘스가 보청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1988년에 취임한 최고경영자(CEO) 라스 콜린 사장은 지멘스보다 더 빨리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또 혁신을 통해 전통에 얽매여 있던 회사의 체질을 바꿔 나가기 시작했다.

 

 

 

콜린 사장은 우선 직원들 간에 의사소통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무실 칸막이를 없앴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했을 때 직원들은 탁 트인 공간 곳곳에서 자유롭게 회의를 하고 있었다.

 

 

 

현 CEO인 닐스 야콥센 사장은 “설계, 생산, 판매 등이 하나의 팀을 짜 신제품을 개발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산하는 방식으로

 

개발 과정을 혁신하자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시장의 요구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거대한 적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늘 ‘새로운 무기’(신제품)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티콘에 혁신은 생존의 필수조건이었다”고 강조했다.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한 오티콘은 2004년 말 현재의 사옥으로 이전하며 별도의 ‘혁신 지역(Innovation Area)’을 만들었다.

 

회의나 토론을 위한 공간이지만 직원들이 한시도 혁신의 필요성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유로운 사고와 유연한 조직

 

오티콘에는 정해진 출근 시간이 없다. 업무에 방해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출근하면 된다.

 

그 대신 ‘칼 퇴근’도 없다. 유럽에서는 보통 직원들이 퇴근시간을 정확히 지키지만 이 회사에서는 늦은 밤까지

 

연구개발(R&D)에 몰두하는 직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해진 자리도 없었다. “프로젝트별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별도로 자리를 지정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사장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사장 자리가 있기는 하지만 프로젝트를 맡은 직원들이 일할 공간이 없으면 자리를 내줘야 한다.

 

야콥센 사장은 “보청기 시장에는 매달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자유로운 사고와 유연한

 

조직 운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 장기 생존 전략

 

오티콘의 핵심 경쟁력은 보청기 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파악해 이를 신제품 개발로 곧장 연결시키는 시스템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덴마크의 병원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개발 담당 임원인 예스 올센 이사는 “제품 개발 담당자들이 병원에서 소개받은 난청(難聽) 환자들과 상담하는 과정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그 내용을 즉시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며

 

“신제품이 나오면 환자들이 써보게 하고 부족한 부분은 바로 보완해 시장에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높은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는 것도 연구개발과 생산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야콥센 사장은 “연구개발 부서와 생산 설비가 떨어져 있으면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져

 

제품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며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이

 

원가 절감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티콘의 또 다른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이다.

 

기존 보청기 시장도 중요하지만 경쟁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장의 요구(needs)를 파악해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야콥센 사장은 마지막으로 오티콘이 추구하는 ‘피플 퍼스트(People First)’의 가치를 강조했다.

 

“오티콘의 목표는 보청기 업계 1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제품을 많이 파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이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오티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난청환자에 새 삶을" 사회공헌도 으뜸



 

 

오티콘 본사 1층에 있는 ‘Korea’ 회의실. 사고의 혁신을 강조하는 오티콘은 자사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와 도시의 이름을 딴 회의실을 만들었다.

 

사랑을 속삭였지만 아내는 반응이 없었다. 사랑이 식은 것일까.

사랑은 변함이 없었지만 청력()이 떨어진 것이었다.

 

덴마크 사업가인 한스 디망 씨는 부인에게 소리를 되찾아 주려 했지만

 

의사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미국 발명가가 발명한 보청기로 영국 왕 에드워드 7세의 왕비

 

알렉산드라가 청력을 되찾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영국에서 같은 제품을 구해 아내에게 소리를 되찾아 줬다.

디망 씨는 청각 장애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새 삶을

 

 찾아 주겠다는 생각으로 이 보청기를 수입하기로 결심했다.

 

1904년 디망 씨가 보청기를 수입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가 바로 오티콘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회사답게 오티콘은

 

사회공헌 사업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망 씨에게서 회사를 물려받은 아들 윌리엄 씨는 1957년

 

사회봉사법인인 ‘오티콘 재단’을 만들어 자신이 갖고 있던

 

오티콘 지분 57%를 모두 이 재단에 넘겼다.

 

이후 이 재단은 오티콘에서 받는 배당금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재단이 설립한 기관 중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곳은 인간의 청각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에릭스 홀름 연구센터.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는 이 연구센터는 오티콘이 세계 최초의 디지털 보청기를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된

 

연구 결과를 내놓는 등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이 연구센터는 단순히 보청기 기술을 연구하는 것을 뛰어넘어 인간의 귀와 관련된 의학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난청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이 연구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 밖에도 오티콘 재단은 난청 어린이들에게 보청기를 무료로 나눠 주고 있으며, 건강한 일반인들에게

 

 난청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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